크언니에게 약속한 얀스씨 추천도서목록 정리인데, 한마디씩 달다보니 또 절라 길어졌습니다; 아 놔 이번 뚜르를 기점으로 입에 설사병이라도 생겼나-_- 글을 짧게 쓰질 못하네요.
6 스테이지: The Forever War by Joe Haldeman
지겹고도 긴 스테이지였다고요. 진종일 풀밭과 소를 바라보는 것밖에 할게 없어서 레이싱 말고 뭐라도 딴 생각을 해보려고 지금까지 읽었던 좋은 책들을 되새기다가 저 책 생각이 났대요. 이렇게 해서 얀스 보이트 북 클럽 – 오늘의 책 코너가 시작되게 됩니다 ㅋㅋ
7 스테이지: The Hitch Hikers Guide to the Galaxy by Douglas Adams (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)
이 날 초반부터 너무 몰아쳐서 소 쳐다볼 시간도 없었댑니다. 몸이 너무 힘들어서 고통을 잊기위해 뭔가 재밌는 걸 생각하려고 했는데 계속 히치하이커가 떠오르더래요. 이 날 다들 고생하고 결국 칸훃의 옐로 저지가 샤바넬에게 넘어갔습니다.
8 스테이지: The Naked and the Dead by Norman Mailer
초반에 너무 힘들어서 아 놔 나 걍 여기서 죽어버릴래; 모드였다구요. 하지만 오늘 책을 고르는 건 아주 쉬웠대요. 이 날의 코스는 정말 클래식한 뚜르다운 코스였고 저 책 또한 클래식이라구요.
9 스테이지: White Fang by Jack London (늑대개)
이 날은 아저씨 BA로 나가 있어서 내내 길 바닥에 그려져 있는 그림과 응원문구들을 읽을 수 있었대요. 근데 계속 “No to the wolves!" 라는 게 보이더래요. 그래서 늑대개 생각이 났다고; 늑대는 아름다운 동물이고 사람을 잡아먹는것도 아닌데 왜! 목장주인이 적어놓은걸까? 그러고 있습디다;
10 스테이지: Tuareg by Alberto Vazquez Figueroa
너무나, 너무나 더웠던 날이랩니다. 사막을 건너는 것 같았던 기분이라 이 책을 뽑았다구요. 주인공이 건너야 하는 the Great Emptiness라는 사막이 딱 오늘의 코스 같았을거라구요.
11스테이지: The Time War
이 날은 매우 널럴하게 갔던 스테이지네요. 전날 너무 고생들을 해서 BA가 만들어지자 마자 펠로톤은 한마음 한 뜻으로 아싸 이제 편히 가자, 그랬대요. 근데 문제는 BA대체 BA로서의 자각이 없는건지 빨리 안 가는거다; 잡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가면 잡겠는거다; 펠로톤에서 아저씨는 당황스러웠댑니다. 레이싱 내내 소 실컷 쳐다보고 좋아하는 책도 아주 꼼꼼히 고를 수 있었다구요. 오늘의 책은 펠로톤 중간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마지막 1km 로 가고 싶었던 아저씨의 소망의 표상이라고;
12 스테이지: Heart of Darkness by Joseph Conrad (어둠의 심연)
책 제목 그대로였대요. 살아오며 가장 힘들었던 날 꼽으면 top 3 안에 들거라구요. 어딜봐도 암흑밖에 없는 것 같았다구요. 아저씨 왈 “I’m just FED, FED, FED and even more FED!” 이 수렁속에서 대체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 지를 모르겠더라구요. 이 날 끊임없이 어택이 이어지다 한시간 반 넘어서야 BA가 만들어졌던 거 같아요. 어느 시점부터는 아, 차라리 쇄골이라도 부러지면 좋겠다; 싶었다구요. 쇄골 부러진 건 한두시간이야 죽게 아프지만 그다음부터는 회복이 되지만 여기 뚜르에서는 고통이 끝나지가 않는다구요. 이 날 결국 앤디가 콘타에게 10초를 잃었죠.
13 스테이지: The Nation by Terry Pratchett
비노클롭이 BA에 성공해서 스테이지 우승을 거머쥔 날입니다. 12 스테이지에서 비노클롭이 하루종일 BA에 있었는데 막판에 콘타가 휙하고 떨구고 간 후 모두가 탈진했을거라 했는데,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구요. 비노클럽 아마츄어때부터 알던 사이래요. 카자흐스탄 국대 팀에 있었을 땐데 나라에서 지원을 못 받아 라이딩 중에 설탕봉지 뜯어 그거 먹고; 달렸다구요. 그때(93, 94년)때도 폭발적인 파워를 가진 선수였는데 20년 후 지금도 여전하다구요. 그래서 오늘의 책이 저거랍니다. 조그만 섬에 혼자 사는 주인공이 해일로 모든게 부서졌는데도 경의로운 정신력으로 다시 자신의 나라를 일군다구요.
14 스테이지: Millenium Trilogy by Stig Larson (밀레니엄)
얼떨결에 초반 어택에 따라나갔는데 펠로톤이 잡으러 와주지 않아서 피레네 산맥 첫 날 선두를 설 뻔 했던 아저씨 ㅋㅋ 님하 매너연 아 놔 나 좀 살려주- 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도 아스타나가 따라와줘서 럭키! ㅋㅋ 콘타가 과연 얼마나 강한걸까 얘기하다가 뚜르에서는 매일 매일이 새 장이다, 그래서 흥미롭다라고 하네요. 오늘의 책은 마치 뚜르처럼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가는 그런 내용이래요.
16 스테이지: Disk World series by Terry Pratchett (디스크월드)
크래쉬했던 날이네요. 바닥에 널부러져 있으며 모든 것에서 살아남은 70세의 주인공과 다른 전사 동료들이 수만명의 적군에게 포위되고서도 “다 죽이려면 며칠은 걸리겠군”하는 반응을 보였던 게 생각났다구요. 아저씨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날 2년 연속 기권하겐 못할거야!!! 라고 혼자 외치고 있었답니다.
17 스테이지: Kim by Rudyard Kipling
화요일날 심한 크래쉬로 몸이 엉망진창이였던 보이트씨, 어떻게 뚜르말레를 오르나 걱정했던 날이네요. 처음 30분은 너무 괴로웠지만 비가 와서 많이 덥지 않았고 첫 클라임을 어택없이 펠로톤이 같이 지나가서 다행이었다구요. 내내 너무 힘들어서 딴생각 할 시간도 없었지만 키플링이 인도 음식과 향신료와 그 밖에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던 게 기억났대요. 이 책을 보고 보이트씨도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요리엔 재능이 없지만 먹는거에는 재능이 넘친다고요. ^^ 펠로톤에서 라이딩하며 안개는 자욱하고 배는 고프고 계속 베를린의 한 인도 식당을 생각했다구요.
18 스테이지: The Swarm by Frank Schatzing
평지 코스라 스프린트팀들이 BA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내내 빠른 속도로 따라 붙던 스테이지였어요. 시골길의 한명의 리더를 따라 펠로톤이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물고기 떼 같아보여 오늘의 책은 저거랍니다.
19 스테이지: The Last of His Kind by Andreas Eschbach
자신의 뼈를 티타늄으로, 근육은 유압식 근육으로 계속 교체하며 사는 군인들 얘기래요. TT 바이크에서 웅크린 자세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자기도 뼈와 근육을 교체할 수 있었으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;
책과 게임보이와 PSP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보이트씨. 아즈씨 내년에도 뚜르에서 북클럽 연재 해주세요, 네?